인천 임시선별진료소 최신 후기
최근 불미스런 일이 있어서 개인적인 불안감에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왔다. 이 검사를 받게 된 경위와 내 푸념을 좀 길게 적었으니 임시선별진료소 후기를 보실 분들은 스크롤을 더 아래로 내려서 읽어주세요.
푸념 시작
그제 저녁 함께 일하는 동료분의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 확진자가 나왔다고 전달이 왔다. 이렇게 당장 나에게 감염경로가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사람에게 감염사례가 나온건 처음이라 걱정이 많이 됐다..
동료의 아들이 밀접접촉자인지의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고, 확진된 원아가 누구인지 특정지을 수 있을 만한 정보(성별, 나이 등)도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노출할 수 없다고 했다. 이건 이해가 되는데 방역당국지침 상 내 직장동료분은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어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지침이 그러하기 때문에 출근 또한 가능하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감염위험과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사장에게 이러한 일이 생겼다고 전달을 했으나, 이 사장님도 이해가 안되는게 휴가를 사용하고 검사를 받으러 가라고 말을 했다.
출근을 하지 않고 검사를 받고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만 그걸 개인의 연차를 사용해서 하라고 하면 어느 직원이 달가워 하겠냐고.. 당연히 이 분도 휴가 부분에서 마음이 상해 자긴 격리대상자가 아니니 출근을 하겠다고 했고 사장은 그걸 또 알겠다고 했단다. 이 시점에서부터 나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릴 뻔 했다.
평소엔 사장님만 문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각자가 스스로의 손해를 감내하기 싫어서 모두에게 피해를 끼치려하는 형국이다.
유치원의 경우 보통의 성인들보다 방역을 훨씬 잘 하고 있다고 한다.
수시로 아이들 손 소독을 하고, 식사 시간에도 개인 별로 가림막을 설치하고, 마스크도 절대 벗지 않고, 식사 후 양치(마스크 벗고 침도 뱉으니까)도 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장소에서는 감염이 확산되기 쉽지 않다는것은 알지만 그래도 혹시나, 만약에 라는 것은 존재할 수 있다. 아주 낮은 확률이라도 존재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무서운 점은 감염된 경우에 치명적인 증상이나 후유증이 아니라 감염자가 쉽게 다른 이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방역을 잘 지키는 것은 내 건강을 위한 것도 있지만, 혹시라도 내가 감염자여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함이 크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상식으로 통용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서 사람의 이기적이고 무지함에 대해서 크게 실망을 하게 됐다.
다행히도 지금은 감영당국 지시 아래 동료분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아침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 분은 자신에게 감염위험이 있는 상태에서도 다른 직원들과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식사하면서 대화를 했고 만약에 이 분이 그 유치원에서부터 비롯된 감염이든 아니면 다른 곳에서 옮아왔던 양성을 판정받았다면 회사에 끼치는 손해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받은 피해를 스스로가 견딜 수 있을까.
푸념 끝
여기까진 파국으로 치닫은 내 회사에서의 이야기였고, 이제부터 검사받고 온 후기이다.
혹시나 사람 많아서 줄을 설까봐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인천 중앙공원(인천문화예술회관 앞 공원)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사람은 거의 없었고 나와 같은 시간에 도착한 사람 한 명이 있었다. 서로 멀찍이 떨어져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어디서 접수를 해야할 지 몰라서 기웃거리고 있으면 저 천막 안에 앉아계신 육군에서 지원나온 분 들이 안내를 해주신다. 손소독을 하고 간단한 질문들(특정 업체 근무 여부 등)과 내가 현재 사용중인 핸드폰 번호가 실존 번호인지만 확인한 후 해당 내용이 적힌 서류를 준다. 그 서류를 들고 바로 옆 컨테이너로 가면 아래의 물건들을 준다.
거대 면봉과 알 수 없는 액체가 담긴 실린더..?
이 면봉의 사용 방법은 모두들 아는 그것이다.
1. 입 안
2. 콧 속(눈앞 뒤 까지)
그리고 집에 가면 된다. 앞에 대기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접수부터 콧구멍 검사까지 3분 정도로 끝났던 것 같다.
검사결과는 다음 날 문자로 알려준다. 내 경우엔 아침 9시 경에 [음성]으로 결과 통지 받았다. 그 동안 혹시나 내가 무증상 감염자는 아닐까 했던 걱정이 싹 날아갔다.
혹시나 본인이 무증상 감염자는 아닐까, 혹은 회사나 자주 만나는 사람에게 불미스런 일이 생겨서 혹시 나도..? 싶을 때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 정보는 일체 요구하지 않고 검사 비용 또한 무료이고 대한민국 그 어느 곳 보다도 방역과 거리두기를 잘 지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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